Q.
합의를 했는데도 검찰에서 기소가 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성범죄 합의는 왜 하는 건가요
30대 남성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분과 합의를 했습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까지 제출됐다고 변호사님한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사건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성범죄는 합의해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혼란스럽습니다. 적지 않은 합의금을 마련하느라 대출까지 받았는데, 그런데도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면 합의는 도대체 왜 하는 건가요? 주변에서는 요즘 성범죄는 합의해도 소용없다, 어차피 처벌받는다는 말까지 해서 밤에 잠이 안 옵니다. 합의가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반영되는 건지, 기소가 되고 안 되고는 뭘로 결정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지금 단계에서 제가 더 할 수 있는 게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대출까지 받아 마련한 합의가 '소용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허탈함, 충분히 짐작합니다. 그런데 그 말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정확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합의는 사건을 '종결'시키는 힘은 잃었지만, 처분을 '결정'하는 힘은 여전히 가장 큽니다.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시면 지금 상황이 다르게 보일 겁니다.
제도의 연혁부터 보면, 2013년 형법·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성범죄의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이 끝났지만, 지금은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소추 여부를 결정합니다.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다"는 말은 이 구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소 여부와 양형을 결정할 때 검사와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검사는 기소편의주의(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범행의 경위와 정도, 피해 회복 여부, 피해자의 의사,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해 기소·불기소를 결정하고, 이 판단에서 진정성 있는 합의와 처벌불원서는 가장 무거운 참작 사유로 기능합니다. 실무상 죄질이 비교적 가볍고 초범이며 피해 회복이 완결된 사안이 기소유예로 정리된 사례가 많고, 기소되더라도 합의는 약식(벌금) 처리나 양형에서 결정적으로 반영됩니다. 즉 합의는 '재판을 막는 보증서'가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가장 힘이 센 자료'입니다. 하신 합의는 결코 헛돈이 아닙니다.
기소 여부를 가르는 나머지 변수도 말씀드리면, 행위의 태양과 정도(접촉 부위·지속성·기습성), 범행 전후의 정황, 동종 전력,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입니다. 이 중 지금 단계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마지막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반성의 실체를 만드십시오. 성폭력 예방교육이나 심리상담 이수, 음주가 개입된 사안이라면 절주 노력의 기록 같은 것들입니다. 둘째, 이 자료들이 검사의 기록 검토 시점에 맞춰 의견서와 함께 제출되도록 하십시오. 검찰 단계의 실무를 하나 짚어드리면, 송치 기록에 합의서만 덩그러니 있는 사건과, 합의의 경위·피해 회복 과정·재발 방지 노력이 변호인 의견서로 정리되어 있는 사건은 기록을 넘기는 검사의 눈에 완전히 다르게 들어옵니다. 결정권자가 읽는 것은 '합의금 액수'가 아니라 '이 사람을 법정에 세울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답이기 때문입니다.
선임 변호인이 계시니 이 방향을 함께 상의해 진행하시면 됩니다. 검찰 단계 대응이나 추가 의견이 필요하시면 저희도 검토해 드릴 수 있습니다. 불면의 밤이 길어지기 전에, 궁금한 것은 그때그때 물어 확인하고 가십시오.
메가엑스 성범죄센터 변호사 답변
제도의 연혁부터 보면, 2013년 형법·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성범죄의 친고죄·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이 끝났지만, 지금은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국가가 소추 여부를 결정합니다.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다"는 말은 이 구조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소 여부와 양형을 결정할 때 검사와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검사는 기소편의주의(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라 범행의 경위와 정도, 피해 회복 여부, 피해자의 의사,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해 기소·불기소를 결정하고, 이 판단에서 진정성 있는 합의와 처벌불원서는 가장 무거운 참작 사유로 기능합니다. 실무상 죄질이 비교적 가볍고 초범이며 피해 회복이 완결된 사안이 기소유예로 정리된 사례가 많고, 기소되더라도 합의는 약식(벌금) 처리나 양형에서 결정적으로 반영됩니다. 즉 합의는 '재판을 막는 보증서'가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가장 힘이 센 자료'입니다. 하신 합의는 결코 헛돈이 아닙니다.
기소 여부를 가르는 나머지 변수도 말씀드리면, 행위의 태양과 정도(접촉 부위·지속성·기습성), 범행 전후의 정황, 동종 전력,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입니다. 이 중 지금 단계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마지막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더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반성의 실체를 만드십시오. 성폭력 예방교육이나 심리상담 이수, 음주가 개입된 사안이라면 절주 노력의 기록 같은 것들입니다. 둘째, 이 자료들이 검사의 기록 검토 시점에 맞춰 의견서와 함께 제출되도록 하십시오. 검찰 단계의 실무를 하나 짚어드리면, 송치 기록에 합의서만 덩그러니 있는 사건과, 합의의 경위·피해 회복 과정·재발 방지 노력이 변호인 의견서로 정리되어 있는 사건은 기록을 넘기는 검사의 눈에 완전히 다르게 들어옵니다. 결정권자가 읽는 것은 '합의금 액수'가 아니라 '이 사람을 법정에 세울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답이기 때문입니다.
선임 변호인이 계시니 이 방향을 함께 상의해 진행하시면 됩니다. 검찰 단계 대응이나 추가 의견이 필요하시면 저희도 검토해 드릴 수 있습니다. 불면의 밤이 길어지기 전에, 궁금한 것은 그때그때 물어 확인하고 가십시오.
답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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