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회식에서 성추행을 당했는데 증거가 하나도 없습니다, 제 말만으로 고소가 가능한가요? 오히려 무고로 몰릴까 봐 무섭습니다
20대 후반 여성 직장인입니다. 두 달 전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제 허벅지와 허리를 여러 번 만졌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했고, 다른 사람들은 술에 취해 있어서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뒤로 그 상사 얼굴을 볼 때마다 숨이 막히고 출근하는 게 고통입니다. 고소를 하고 싶은데, CCTV도 없고 녹음도 없고 목격자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제 말밖에 없는데 고소가 되나요? 증거가 없으면 오히려 제가 무고로 역고소를 당한다는 글을 봐서 너무 무섭습니다. 시간이 두 달이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고소해도 되는 건가요? 회사에 먼저 말해야 하는지, 경찰에 먼저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 결정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A.
두 달 동안 그 자리에 출근하며 버티신 시간부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시간이 결정을 늦춘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견딘 것 자체가 이미 많은 것을 감당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드리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고소는 가능하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어 처벌에 이른 사건들이 많습니다. '증거가 없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가 증거입니다.
법리로 설명드리면,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진술은 독립된 증거이고,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고,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보이지 않는 경우 그 진술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은 밀행성 때문에 목격자나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법원도 전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증거가 있느냐'가 아니라 '진술이 어떻게 기록되느냐'입니다.
무고에 대한 두려움도 정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무고죄(형법 제156조)는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실제 있었던 일을 신고한 사람이 무고가 되는 일은 없습니다. 상대가 혐의없음을 받는 것과 신고인이 무고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인터넷에서 보신 '역고소' 사례들은 대부분 신고 내용 자체가 허위였던 경우입니다.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에게 무고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시간 문제는, 2013년 친고죄 폐지 이후 강제추행에는 고소 기간의 제한이 없고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두 달은 늦은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성청소년 수사부서에서 이런 사건을 오래 다룬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회식 직후 신고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난 뒤 신고하는 것은 피해자의 매우 전형적인 반응이고, 수사기관은 그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하실 일이 있습니다. 첫째,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그날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상세히 적어두십시오. 좌석, 접촉의 횟수와 부위, 그 순간 본인의 반응, 이후의 감정. 둘째, 그날 이후 남긴 흔적을 모으십시오.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놓은 메시지, 병원이나 상담 기록, 회식 다음 날 상사를 피하려 했던 정황. 이런 자료는 진술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됩니다. 셋째, 회사와 경찰 중 순서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회사에 먼저 알리는 경우 회사 조사 기록이 형사 절차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반대로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거나 신고인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서를 정하기 전에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조사 시 신뢰관계인 동석, 진술 녹화 등 보호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혼자 결정하실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고소를 할지 말지를 정하는 것도 상담의 일부입니다. 결정 전이라도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출신으로서, 피해자의 진술이 어떻게 기록되어야 힘을 갖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 법률사무소 메가엑스 대표변호사 전형환 (전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메가엑스 성범죄센터 변호사 답변
법리로 설명드리면,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진술은 독립된 증거이고,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고, 허위로 진술할 동기가 보이지 않는 경우 그 진술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은 밀행성 때문에 목격자나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법원도 전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증거가 있느냐'가 아니라 '진술이 어떻게 기록되느냐'입니다.
무고에 대한 두려움도 정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무고죄(형법 제156조)는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실제 있었던 일을 신고한 사람이 무고가 되는 일은 없습니다. 상대가 혐의없음을 받는 것과 신고인이 무고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인터넷에서 보신 '역고소' 사례들은 대부분 신고 내용 자체가 허위였던 경우입니다.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에게 무고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시간 문제는, 2013년 친고죄 폐지 이후 강제추행에는 고소 기간의 제한이 없고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두 달은 늦은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성청소년 수사부서에서 이런 사건을 오래 다룬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회식 직후 신고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난 뒤 신고하는 것은 피해자의 매우 전형적인 반응이고, 수사기관은 그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하실 일이 있습니다. 첫째,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그날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상세히 적어두십시오. 좌석, 접촉의 횟수와 부위, 그 순간 본인의 반응, 이후의 감정. 둘째, 그날 이후 남긴 흔적을 모으십시오. 친구나 가족에게 털어놓은 메시지, 병원이나 상담 기록, 회식 다음 날 상사를 피하려 했던 정황. 이런 자료는 진술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증거가 됩니다. 셋째, 회사와 경찰 중 순서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회사에 먼저 알리는 경우 회사 조사 기록이 형사 절차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반대로 회사가 사건을 축소하거나 신고인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서를 정하기 전에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성폭력 사건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조사 시 신뢰관계인 동석, 진술 녹화 등 보호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혼자 결정하실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고소를 할지 말지를 정하는 것도 상담의 일부입니다. 결정 전이라도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출신으로서, 피해자의 진술이 어떻게 기록되어야 힘을 갖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 법률사무소 메가엑스 대표변호사 전형환 (전 여성청소년 수사팀장)
답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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