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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Q.

친구 집에서 술 마시다 잠든 친구 여자친구를 만졌다고 준강제추행으로 고소당했습니다, 저도 취해서 기억이 없습니다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친구 집에서 친구와 친구 여자친구, 저 이렇게 셋이 술을 마셨고, 새벽에 다들 거실에서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자기 여자친구가 잠결에 누가 몸을 만지는 걸 느껴서 깼고 그게 저였다고 한다는 겁니다. 저는 정말 기억이 없습니다. 만졌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그랬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친구는 절교하자고 했고, 어제 경찰서에서 준강제추행 혐의로 출석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잠든 사람을 만지면 준강제추행이라는 건 알겠는데, 저도 만취해서 기억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심신미약 같은 게 적용되나요? 친구가 증인인데 친구는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건은 뭘로 판단하나요?

2026.09.04 · 조회 26
A.
"만졌다면 죄송하지만 그랬는지조차 모르겠다"는 상태가 이 사건의 출발점이고, 그 상태를 어떻게 다룰지가 전부입니다. 결론부터 드리면, 피의자의 기억 상실은 방어 사유가 되지 않으며, 심신미약 주장은 이 유형 사건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사건은 다른 지점에서 판단되고, 그 지점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법리를 정리합니다.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은 잠든 상태 등 심신상실·항거불능을 이용한 추행을 처벌하며,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잠든 사람에 대한 접촉은 전형적 사안입니다. 피의자 측의 만취에 대해서는, 형법 제10조의 심신미약 감경이 있지만 성폭력처벌법 제20조는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 그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실무에서 술로 인한 심신미약 주장은 성범죄 사건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취해서 기억이 없다'는 사정은 책임을 줄여주기보다는, 오히려 통제력을 잃을 정도로 음주했다는 점에서 불리하게 읽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무엇으로 판단되는가. 수사 실무에서 이 유형 사건의 판단 축은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과 '피의자 특정의 근거'입니다. 피해자가 잠결에 느낀 접촉이 있었다는 것과, 그 접촉의 주체가 질문자님이었다는 것은 별개의 입증 사항입니다. 거실에 세 명이 있었고 피해자의 남자친구도 같은 공간에 있었다면, 피해자가 어떻게 접촉의 주체를 특정했는지(위치, 깨어난 순간 본 것, 조명 상태, 이후 반응)가 수사의 핵심이 됩니다. 이는 피해자를 의심하라는 뜻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확인해야 할 사실의 구조가 그렇다는 뜻입니다. 질문자님이 준비할 것은 그날 각자의 위치와 잠든 순서, 조명,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움직임이 있었는지 같은 공간의 사실관계이고, 기억이 없는 부분은 없다고 정직하게 구분해 두는 것입니다. 없는 기억을 채워 넣는 진술은 이후 객관 사실과 어긋나는 순간 전체 신빙성을 잃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친구에게 연락하는 것입니다. 절교를 통보한 친구는 이 사건의 참고인이고,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입니다. 사과든 해명이든 그 연락은 피해자에게 전달되고 회유·압박으로 평가됩니다. 사죄와 피해 회복의 의사가 있다면 변호인을 통해 전달되어야 하고, 그 시점도 사실관계가 정리된 뒤여야 합니다.

기억이 없는 사건은 진술로 싸울 수 없는 사건입니다. 공간과 시간의 사실관계로 싸우는 사건이고, 그 정리는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출석 전에 그날의 구조를 함께 복원해 보시길 권합니다.
메가엑스 성범죄센터 변호사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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